뭐 하는 사람인걸까? 안녕하세요, 효그입니다. 저는 다양한 직업적 페르소나를 갖고 있습니다. 인하우스에 속해 있지만 독립적으로도 활동하기도 하는 디자이너인데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브런치에 기고하는 작가이기도 해요. 또 영감을 수집하는 아카이비스트를 지향하고요. 이런 다양한 모습을 모아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이 뉴스레터를 만들게 되었는데요. 매달 말 각각의 제가 어떤 활동을 이어갔는지 전해드리려 합니다. 첫 발행물은 제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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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LG생활건강에서 인하우스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의 패키지와 브랜드 디자인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는데요. 패키지 디자인을 기반으로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 적용하고 확장하고 있습니다. 인하우스 디자이너의 장점이라면 업계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또 세분된 업무로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는 건데요. 특히 정체성이나 제품 매력도는 물론, 비즈니스까지 함께 고려하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적인 거 같습니다. 제 디자인의 제품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걸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하고요.
최근에 출시한 (만족스러운) 제품은 더페이스샵의 홀리데이 에디션인데요. 'Best Wishes'라는 컨셉으로, 상대의 안녕을 기원하는 선물 세트입니다. 행운, 사랑 등의 마음을 심볼로 표현하고, 개입 상자에 3D 이미지를 적용해 생동감을 주었어요. 브랜드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3D 이미지를 활용한 건 처음인 거 같은데요. 그만큼 난이도가 있긴 했지만, 덕분에 브랜드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에디션은 단발성 제품이기 때문에 디자인의 자유도가 조금 높아져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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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우스 디자인의 장점은 한편으로는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요. 한 업계에 특정 업무만을 하다 보니, 폭넓게 디자인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개인 작업을 하거나, 워크샵에 참여하는 등 독립적인 활동 또한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활동이 있다면 버드콜과 오렌지 슬라이스 타입에서 진행한 '폰트 크래프트' 워크샵일 텐데요. 일상 주변에서 영감받고 재료를 찾아, 이를 폰트로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저는 본업을 폰트로 옮기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Unlucky Package'라는 폰트를 만들었어요. 대문자 라틴 활자는 활자임과 동시에 패키지 도면 역할을 하는데요. 다만 언어로의 기능을 위해 도면을 접은 패키지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즉 패키지로써는 쓸모없는, 운이 없는 패키지가 되는 것이죠. 소문자로 타이핑하면 도면을 조립해 나온 불완전한 상자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직접 타이핑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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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여러 통로를 통해 꾸준히 글을 써왔습니다. 적으면 생각이 선명해지고, 또 기록으로 남게 되니까요. 올해 초까지는 커리어 플랫폼 서핏의 뉴스레터 서프사이드의 에디터로 활약했는데요. 뉴스레터 발행 중단 이후에는 브런치에서 디자인과 커리어와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쓰고 싶은 주제가 쌓여서 불이 나게 써오다가, 최근에는 소재 부족으로 잠시 쉬어가고 있습니다. 소재를 떠올리는 게 글쓰기의 절반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커리어적 내공이 부족한 걸까 싶기도 하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삶을 살아가는 데 지혜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일상을 관통하는 인문학적 통찰력을 기르고 싶었어요. '그리고 포스트' 뉴스레터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엮어가면서 사고의 근육을 기르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4명의 작가가 각자의 주제를 갖고 매주 발행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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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한글박물관의 전시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를 보고 왔습니다. 키보드로 글을 타이핑하고,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시대에 도구를 들고 쓰는 행위를 되돌아보는 전시였는데요. 여러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쓰기를 표현한 작품들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작품을 몇 소개하자면, 우선 '쓰기의 기술: 속기에 대한 임의적 연대기'를 소개하고 싶어요. 속기의 역사와 언어를 소개한 작품이었는데요. 완전히 새로운 언어라 볼 수 있을 만큼 독특한 형태가 흥미로웠어요. 정확히 어떤 원리를 가지는지 자세히 알고 싶어졌습니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한글의 또 다른 시간'으로, 한글을 가로쓰기에 맞춰 새로운 형태로 고안한 서체예요. 개발 의도와는 다르게 가로쓰기로 바뀐 현대에 한글 형태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거 같았습니다. 그 외에 쓰기가 아예 사라진 미래를 가정하고 만든 '흔적 사전', '사각의 탈출' 등 쓰기를 주제로 한 글도 즐겁게 읽었는데요. 기록과 한글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 살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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